독해·원래 부부에게 또 한 번의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화에서 큰아들을 미 해군으로 보냈다면, 이번엔 둘째 딸 차례입니다. UNC 채플힐과 고려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붙어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죠.
위치추적 앱이 알려준 반전: 안암동 기숙사 말고 홍대 앞
공항에서 눈물로 배웅한 부모의 마음은 며칠을 못 갔습니다. 가족 위치 추적 앱 Life360을 켜보니, 딸의 위치가 고려대 기숙사가 아니라 홍대 앞 번화가였던 겁니다. 밤 11시, 새벽 2시, 새벽 4시. 조용한 미국 생활에 익숙했던 아이가 서울의 꺼지지 않는 불야성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워 대학까지 보냈는데, 신기하게도 패턴은 한국 부모들이랑 똑같더라고요. 아들은 군대에, 딸은 홍대 앞에.”
둘만 남은 식탁이 알려준 것
아이들이 하나둘 집을 비우고, 아침 식탁엔 어느새 부부 두 사람뿐입니다. 20여 년 쉼 없이 달려온 육아라는 프로젝트도 이제 마침표를 향해 갑니다.
“엄마”라는 말 한마디에도 눈시울이 붉어진다는 독해 씨. 원래 씨는 특유의 위트로 “남성 호르몬 처방 받아야겠다”며 맞받아칩니다. 진단은 정확하고 처방은 웃긴데, 그 밑에 깔린 허전함과 은퇴의 감정은 이 땅의 모든 중년 부모가 언젠가 거쳐 가는 통과의례라는 사실도 담담하게 함께 짚습니다.
실패를 허락하는 부모, 그 사이의 젠슨 황
대화는 자연스레 부모의 역할과 교육으로 흘러갑니다. 니자 씨는 중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와 차 안에서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아이 앞에서 미리 길을 닦아주기보다 넘어졌을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코 씨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를 인용합니다.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실패를 견뎌내는 회복탄력성에서 나온다.” 실패를 피하게 해주는 대신 감당할 근육을 키워주는 것, 그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라는 데 네 사람 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어 이민진 작가가 10년째 쓰고 있다는 소설 『학원』 이야기와 함께, 하루 8시간 책상 앞에 갇혀 지내는 K-학원 열풍을 이민자 부모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아이 키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외롭고 서툰 여정입니다. 엘뉴원독은 그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훗날 아이들이 자라 돌아볼 수 있는 오디오 기록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