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WD 4-057, 뉴욕씨를 만나다 – 단역배우 김순효씨, 소설가 이수정님 PART 4
어디서도 공개하지않았던 단역배우 김순효씨 소설의 뒷이야기.
자신에게 그냥 묵묵히 걸어 다가왔던 소설의 이야기가 소설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글쓰기, 소설가, 창작 행위를 통해 이뤄지는 모든 것들은 명예와 부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슴을 소설가 이수정님과의 인터뷰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소설을 쓰고싶게 만드는 이수정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이 정말 궁금해 지네요.
그의 ‘전국민 소설가화’라는 목표가 이뤄지는 날까지,
엘뉴원독도 응원하겠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고창으로의 여정
모든 인연은 고창에서 시작됐다.
이수정 작가가 『단역배우 김순효 씨』로 고창신재효문학상 대상을 받으면서다. 시상식 가는 택시 안에서 만난 기사님은 알고 보니 고창 토박이였고, 통화를 엿듣더니 대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지금 그 작가님 태웠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이 도시와 얽힌 사람은 작가만이 아니었다. ENWD의 원래 PD 역시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부모님이 여행을 반대하자 다음 날 새벽 짐을 싸서 혼자 집을 나온 적이 있다. 엄마가 잡으러 올까 봐 무작정 골라 탄 버스표가 향한 곳이 하필 고창이었다. 그날 밤 묵었던 여관 ‘선운장’은 서정주 시인이 집필했다는, 알고 보면 예술가들의 성지였다. 서로 다른 시절, 다른 이유로 고창에 닿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작가의 말대로 결국 이렇게 요약된다.
“처음 소설을 쓰면 결국 자기 서사부터 출발하거든요.”
5천만 원과 계엄령,
창작지원금의 무게
당선 후 한 달 넘게 계좌번호도 묻지 않는 주최 측 때문에 마음을 졸이던 어느 날, 드디어 연락이 왔다. 그런데 하필 그 타이밍에 한국에 계엄령이 선포되며 은행 업무가 통째로 마비되는 사태가 터졌다.
“나라가 어떻게 되나 난리인데, 제 마음 한구석 괄호 안에는 ‘5천만 원…’” — 작가 본인도 방송에 나가면 격 떨어질 것 같다며 웃었지만, 다행히 계엄도 상금도 무사히 풀렸다. 우여곡절 끝에 받은 돈을 작가는 2년째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다.
“이 상금은 다른 일 접고 소설에 전념하라는 뜻”이라 여기고, 스스로 ‘창작지원금’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한턱낼 때도 이 돈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원칙까지 세웠다니, 돈을 쓰는 방식이 곧 삶의 방식이라는 그의 말이 그저 멋으로 하는 말은 아닌 셈이다.
“내가 제대로 보는구나”,
블라인드 심사를 뚫은 잠재력
이번 에피소드 최고의 반전은 신춘문예 비하인드다.
이수정 작가는 2025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몇 년 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도 당선됐다. 그런데 두 번의 블라인드 심사에서 그를 뽑은 심사위원이 같은 사람이었다. 처음엔 반갑기보다 죄송한 마음이 앞섰다고 한다. ‘혹시 안 좋게 보시지 않을까’ 걱정하던 작가에게 그 대선배는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대로 보는구나.”
이 한마디에 눈물이 났다고 작가는 털어놓았다.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가 건네는 조언도 실용적이다.
“너무 글만 믿고 실망하지 마세요. 예술이 다 그렇듯이, 결이 맞는 신문사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