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의 계보

ENWD 3-066,

자코의 자, 코너! – 일본 건축의 계보

일본 건축 계보 밖에 있는 것이 안도 다다오이고

그래서 더 유명해지기도 한, 계보에서 벗어나면 큰 일 나는줄 아는 일본 건축의 계보에 대한 자코의 자, 코너! 입니다.

일본 건축의 계보와 2024 프리츠커 수상자, 리켄 야마모토

전편에 이어 일본 현대 건축가들의 계보(genealogy)를 따라가며, 마에카와 구니오–단게 겐조–마키 후미히코–이소자키 아라타–안도 다다오–이토 토요–SANAA로 이어지는 라인을 정리합니다.

도쿄대(Tokyo Univ.)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사무실, 메타볼리즘(Metabolism), 노출콘크리트(exposed concrete), 경량 구조(lightweight structure) 같은 키워드를 통해 일본이 어떻게 조직적인 힘(organization)과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건축계의 ‘Pritzker 강국’이 되었는지, 그리고 각 세대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이래저래 자코의 개인 이야기와 독해님의 경험을 섞어서 나눠봅니다.

그리고 대화로 정리한 김에 방송을 위해 만들었던 노트로 아래에 옮겨두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면 일본 건축과 리켄 야마모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일본 건축의 계보와 2024 프리츠커 수상자,
리켄 야마모토

2024년 프리츠커 프라이즈(Pritzker Architecture Prize)를 받은 건축가는, 놀랍게도 “스타 건축가”보다는 “동네 사람”에 더 가까운 태도를 가진 인물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전후 요코하마의 폐허 속에서 자란 일본 건축가 리켄 야마모토(Riken Yamamoto, 1945– ). 그는 니혼대(Nihon University)와 도쿄예술대(Tokyo University of the Arts)를 거쳐 하라 히로시(Hiroshi Hara) 연구실에서 수학했고, 1973년 자신의 사무소 ‘Yamamoto & Field Shop’을 설립합니다. Wikipedia

프리츠커 심사위원단은 그의 작업을 두고 “공공과 사적 영역(public / private)의 경계를 섬세하게 흐리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증폭시키는 건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Wikipedia

이번 글에서는 일본 현대 건축의 계보 속에서 야마모토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리고 그의 건축이 무엇을 ‘공유’하려 하는지를 정리해 봅니다.


1. 마에카와–단게–메타볼리즘: “국민적” 건축가들의 혈통

일본 현대 건축의 큰 줄기를 아주 거칠게 정리하면, 도쿄대(Tokyo University)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로 이어지는 라인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 마에카와 쿠니오(Kunio Maekawa, 1905–1986)
    도쿄대 출신, 파리에서 르 코르뷔지에 사무실을 경험한 후 일본으로 돌아와 전후 모더니즘 건축의 기초를 세운 인물입니다. 일본 건축계에서는 사실상 “전후 1세대”의 조상격입니다.
  • 단게 겐조(Kenzo Tange, 1913–2005)
    도쿄대, 마에카와 사무소, 그리고 르 코르뷔지에에게서 받은 영향이 겹쳐진 인물. 도쿄 올림픽(1964), 오사카 만국박람회(Expo ’70)의 마스터플래너로서 국가적 상징을 설계했던 건축가입니다. 메타볼리즘(Metabolism) 그룹의 정신적 “조상님”이기도 하고, 1987년 프리츠커를 수상했습니다.
  • 마키 후미히코(Fumihiko Maki, 1928– )
    도쿄대–미국 유학–메타볼리즘 그룹. 도시를 거대한 “집적체(collective form)”로 바라본 이론가이자 실무자이며, 1993년 프리츠커 수상자입니다.
  • 아라타 이소자키(Arata Isozaki, 1931–2019)
    도쿄대, 단게 사무소 출신. 뉴 브루털리즘(New Brutalism), 메타볼리즘, 포스트모던까지 시대의 변화를 몸으로 통과한 “이동하는 이즘(ism)” 같은 존재. 2019년 프리츠커 수상.
  • 구로카와 기쇼(Kisho Kurokawa, 1934–2007)
    교토대–도쿄대, 단게의 제자. 나카긴 캡슐 타워(Nakagin Capsule Tower)로 메타볼리즘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 인물입니다.
  • 하라 히로시(Hiroshi Hara, 1936– ), 다니구치 요시오(Yoshio Taniguchi, 1937– )
    두 사람 모두 도쿄대와 단게 라인과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도시–인프라–미술관(뉴욕 MoMA 신관 등)을 관통하는, 일본식 “고급 공공건축”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 계보는 1970년 오사카 엑스포(Expo ’70)에서 정점에 이릅니다. 단게가 전체 마스터플랜을 맡고, 구로카와 등 메타볼리즘 그룹이 파빌리온을 설계하면서, “국가와 산업이 후원하는 미래 도시”가 한 번에 시연된 무대였습니다.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은 1991년 후쿠오카의 Nexus World Housing입니다. 이소자키가 마스터 플래너로, 스티븐 홀(Steven Holl),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Christian de Portzamparc), 마크 맥(Mark Mack), 오스카 투스케(Oscar Tusquets), 오사무 이시야마(Osamu Ishiyama), 렘 쿨하스(Rem Koolhaas / OMA) 등이 참여해 “국제 건축가 올스타전” 같은 집합적 실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일본 건축사의 메인 스트림은 도쿄대–단게–메타볼리즘–국가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중앙의 혈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토요 이토, SANAA, 그리고 가벼운 구조의 계보

이 메인 스트림 옆에서는, 보다 “섬세하고 가벼운 건축”의 계보가 자라납니다.

  • 이토 토요(Toyo Ito, 1941– )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이토는 가벼운 구조, 유리, 곡선, 흐르는 공간을 통해 “정보사회”에 어울리는 건축을 탐구했습니다. 2013년 프리츠커 수상.

    도쿄의 시노노메 캐널 코트(Shinonome Canal Court, 2003)에서는 여러 건축가들이 참여한 대규모 주거 단지 속에서 “공용 데크와 공유 공간”을 실험합니다.
  • SANAA – 가즈요 세지마(Kazuyo Sejima, 1956– ), 니시자와 류에(Ryue Nishizawa, 1966– )
    이토 사무소 출신의 세지마와, 요코하마 국대를 나온 니시자와가 함께 만든 사무소 SANAA는 가볍고 얇은 판, 흐릿한 경계, 미세한 스케일 조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관계”를 드러내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프리츠커 수상. Kitagata Housing(2001) 등에서 공공주거와 미니멀한 디테일이 결합합니다.
  • 히라타 아키히사(Akihisa Hirata, 1971– ), 후지모토 소우(Sou Fujimoto, 1971– ), 이시가미 준야(Junya Ishigami, 1974– )
    이토와 SANAA 출신의 젊은 세대들은 정형화된 “타워 + 플린스” 대신, 수풀(forest), 구름(cloud), 거대한 가구(furniture) 같은 메타포를 통해 공간의 다층성과 모호한 경계를 실험합니다.

이 라인은 “구조를 가볍게 만들기”보다, 생활과 도시의 경계를 가볍게 만드는 것, 즉 어떤 레벨까지를 개인의 영역으로 보고 어디서부터를 공유 공간으로 설정할지에 대한 섬세한 조율에 가깝습니다.

3. 종이와 재난: 시게루 반과 ‘임시’의 윤리

또 다른 축은 시게루 반(Shigeru Ban, 1957– )입니다. 그는 쿠퍼 유니온(Cooper Union)에서 존 헤이덕(John Hejduk)에게 배운 뒤, “종이 튜브(paper tube)” 구조를 이용한 긴급 쉼터와 임시 주거를 전 세계 재난 현장에서 실험해 왔습니다. 르완다 난민 캠프(1994), 고베 대지진(1995), 터키(1999), 인도(2001), 쓰촨성(2008), 아이티(2010), 동일본 대지진(2011)까지 이어지는 긴 목록은, 건축가의 역할이 “아이코닉한 외형”보다 사회적 인프라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2014년 프리츠커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 계보는 “재난 이후를 위한 건축”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공성과 구조적 단순함, 로컬 재료를 다시 조합해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리켄 야마모토에게로 시선을 옮기게 됩니다. 그는 상징적으로는 “중앙의 혈통”에서 비켜나 있지만, 실제로는 위에서 말한 거의 모든 라인과 수평적으로 연결된 인물입니다.

4. 리켄 야마모토: 계보의 옆길에서 등장한 ‘커뮤니티 건축가’

야마모토는 니혼대(학부) – 도쿄예술대(대학원) – 도쿄대 하라 히로시 연구실이라는, 다소 비주류적인(?) 루트를 걸어왔습니다.

하라와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민가, 마을, 도시의 구조를 관찰했고, 그 경험이 그의 평생 키워드인 “퍼블릭 / 프라이빗(public / private)”, 그리고 그 사이의 “문지방(threshold)” 개념으로 응축됩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에서 나오는 유명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디자인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그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굉장히 주의 깊게 본다.”

Who Is Riken Yamamoto? 16 Things to Know About the 2024 Pritzker Architecture Laureate, ArchDaily

여기서 “주변(around me)”은 단순한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 지역 커뮤니티(local community),
  • 인구 구조 변화(demographic change),
  • 현대 사회의 조건(circumstances in contemporary society)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 시선은 곧, “한 채의 집이 아니라 주변의 사회 전체를 단위로 건축을 생각해야 한다”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5. 주요 작업: 집과 도시 사이의 ‘문지방’을 설계하기

야마모토의 대표작을, “공동체와의 관계”라는 기준으로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1. GAZEBO (자기 집, 1986)

요코하마에 지은 자신의 집 GAZEBO(1986)는 다층의 테라스와 옥상을 통해, 주변 이웃들과 시선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집 안에서만 완결되는 생활이 아니라, 골목과 옥상까지 포함한 “마을 단위의 거주”를 상상하게 하는 작은 실험이었습니다.

5-2. Hotakubo Housing (Kumamoto, 1991)

첫 사회주택 프로젝트인 호타쿠보 주택(Hotakubo Housing, 1991)은 110개 유닛이 중앙의 나무가 심긴 광장을 둘러싸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광장은 집 안을 통과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반-공공 공간입니다. 각 세대의 거실이 그 광장 쪽으로 돌출되어 있어, 집과 광장이 서로를 “감시”하고, 동시에 “보호”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 세대 = 한 박스”로 고립된 현대 아파트 모델을 비판하며, 집보다 조금 더 큰 단위의 사회(social unit)를 상상하게 합니다.

5-3. Saitama Prefectural University (1999)

사이타마 현립대(Saitama Prefectural University, 1999)는 간호·복지 분야를 위한 대학 캠퍼스로, 9개의 동이 테라스와 브리지로 이어져 있습니다. 강의실과 연구실, 복도, 중정 사이의 경계를 최소화해 “어느 건물에서 어느 건물을 바라보는지”가 항상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즉, 이 캠퍼스는 “부서 간 협업(diagram of collaboration)” 자체를 공간으로 나타낸 도면이며, 프리츠커 심사위원단이 특히 강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5-4. Future University Hakodate (2000), Hiroshima Nishi Fire Station (2000)

  • Future University Hakodate(하코다테 미래대학, 2000)
    개방된 스튜디오와 노출된 circulation이 “보이는 대학”을 만듭니다.
  • Hiroshima Nishi Fire Station(히로시마 니시 소방서, 2000)
    유리 루버(glass louver)로 감싼 상자 형태의 건물로, 안에서 벌어지는 소방서의 활동이 도시에게 그대로 “전시”됩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공공 서비스의 이면이 도시에게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공공성과 투명성의 관계를 다루는 야마모토 특유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5-5. Yokosuka Museum of Art (2007)

요코스카 미술관(Yokosuka Museum of Art, 2007)은 칸논자키 공원과 도쿄만 풍경 사이에 낮게 놓인 유리 박스입니다. 숲과 바다에 둘러싸인 부지에서, 내부 전시 공간과 외부 풍경, 옥상 광장이 하나의 연속적인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환경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컨셉을 구현합니다.

5-6. Tianjin Library (2012)

중국 톈진의 Tianjin Library(2012)는 5층 높이의 거대한 도서관으로, 20.4m 그리드로 짜인 격자형 벽보와( wall beam ) 구조 속에 책장과 열람 공간이 함께 삽입된 프로젝트입니다. 5,000,000권의 책과 55,000㎡ 규모를 가진 이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상자”가 아니라, 도시 규모의 ‘공유 거실(shared living room)’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6. 한국에서의 두 실험: 판교 월든힐스 2단지와 세곡동 공공임대

한국 독자들에게 야마모토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그의 커뮤니티 실험 두 개가 서울과 판교에 직접 지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6-1. 판교 월든힐스 2단지 – 2층 데크의 공유 마을

경기 성남 판교의 Pangyo Housing / 월든힐스 2단지(2010)는 한국 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택지 내에 들어선, 중·고급 분양 주거 단지입니다. 9개의 클러스터로 나뉜 저층 주거가 언덕을 따라 배치되고, 각 클러스터의 2층에는 투명한 “시키(Shikii, 문지방)”와 이를 잇는 **공유 데크(shared deck)**가 이어집니다.

초기에는 개방된 2층 데크와 투명한 파사드 때문에 “사생활이 너무 드러난다”, “어항 같다”는 주민들의 불만과 미분양 이슈가 겹치며, 일종의 “굴욕”으로 기사에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2층 데크는

  • 이웃끼리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공용 거실(shared living room),
  •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노는 세컨드 스트리트(second street)로 자리 잡았고, 입주 10년이 지나 주민들이 야마모토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는 사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즉, 판교 월든힐스는 “고급 단지”이면서도, 철저한 프라이버시 확보 대신 공유 영역을 강하게 설정한 레이아웃으로, 커뮤니티 디자인(community design)의 가능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드러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6-2. 세곡동 공공임대주택단지 – Common Field로서의 공용 데크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공공임대주택단지(서울강남지구 A-3BL, 2014)**는 1,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공공임대(Public Rental Housing) 단지입니다. 여러 동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고, 그 사이에 **Common Field(커먼 필드)**라 불리는 입체적인 공유 공간을 두어,

  • 각 클러스터가 작은 마을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 1층과 데크 레벨, 옥상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동선(circulation)이주민들의 일상적인 동선을 **공유의 장(scene of sharing)**으로 바꾸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판교와 달리 처음부터 임대주택이라는 전제 아래,

  • “저렴한 공공임대라서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를 건축적으로 질문한 사례입니다.

7. “No house exists in isolation” – 집은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인터뷰에서 야마모토는 “어떤 집도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No house exists in isolation)”고 말하며, 현대 도시의 “1가구 1주택” 패러다임이 이미 인구 구조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1960년대 이후 평균 가구원 수가 4명에서 2명으로 줄고, 고령자 비율이 10%에서 20% 이상으로 급증했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 집 = 한 가족”이라는 불문율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건축은 그래서,

  • 아파트 평면 하나를 다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 집과 집 사이, 동과 동 사이, 마을과 도시 사이에 놓이는 ‘문지방(Threshold)’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문지방은 때로는 유리 데크(glass deck)이고, 때로는 공중 정원(roof garden), 때로는 단순한 복도(corridor)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visibility)”

야마모토에게 투명성(transparency)은 단지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8. 일본 건축 계보 속에서 리켄 야마모토가 서 있는 자리

정리하자면,

  • 단게–메타볼리즘 라인이 국가와 도시 규모의 “거대한 프레임”을 설계했다면,
  • 이토–SANAA 라인은 경계와 스케일을 섬세하게 흐리면서 “얇은 건축”을 실험했습니다.
  • 시게루 반 라인은 종이와 재난, 임시 구조를 통해 “재난 이후의 윤리”를 고민했습니다.

그 사이 어디쯤, 야마모토는 아주 집요하게 “한 사람의 생활과 지역사회 전체를 한 프레임 안에 놓는 건축”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의 건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유리와 콘크리트로 된 단순한 박스, 혹은 단정한 주거 단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 계단과 데크, 복도와 공용 거실이 엮어놓은 보이지 않는 관계망,
  • 노인과 아이, 싱글과 가족, 이웃과 낯선 사람을 동시에 수용하려는 새로운 사회 단위,가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2024년 프리츠커 수상은, 일본 건축의 화려한 조형성보다는 이런 “보이지 않는 사회적 구조”를 설계해 온 건축가에게 주어진 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 Riken Yamamoto (2024 Laureate)
https://www.pritzkerprize.com/laureates/riken-yamamoto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 공식 홈페이지 메인
https://www.pritzkerprize.com/

2024 Pritzker Prize Image Book (PDF)
https://www.pritzkerprize.com/sites/default/files/2024-02/2024%20Pritzker%20Prize%20Image%20Book.pdf

Architecture Classics: Hotakubo Housing / Riken Yamamoto – ArchDaily
https://www.archdaily.com/1014067/architecture-classics-hotakubo-housing-riken-yamamoto

Saitama Prefectural University / Riken Yamamoto – ArchDaily
https://www.archdaily.com/1014040/saitama-prefectural-university-riken-yamamoto

Riken Yamamoto: Get to Know the 2024 Pritzker Winner’s Work – ArchDaily
https://www.archdaily.com/1014030/riken-yamamoto-get-to-know-the-2024-pritzker-winners-work

“Japanese Architect Riken Yamamoto Receives the 2024 Pritzker Architecture Prize” – ArchDaily
https://www.archdaily.com/1014028/japanese-architect-riken-yamamoto-receives-the-2024-pritzker-architecture-prize

“No House Exists in Isolation”: Riken Yamamoto on the Failures of Contemporary Housing – ArchDaily
https://www.archdaily.com/1031541/no-house-exists-in-isolation-riken-yamamoto-on-the-failures-of-contemporary-housing-in-louisiana-channel-interview

Home-for-All Shelter in Tsukihama / SANAA – Archeyes
https://archeyes.com/home-tsukihama-sanaa/

Toyo Ito’s Home-for-All shares anniversary video… – designboom
https://www.designboom.com/architecture/toyo-ito-home-for-all-anniversary-video-kazuyo-sejima-riken-yamamoto-03-11-2021/

Catching Up with Home-for-All – World-Architects
https://world-architects.com/en/architecture-news/found/catching-up-with-home-for-all

“Tohoku Houses: New Community Life in a Disaster Area” – urbanNext
https://urbannext.net/tohoku-houses/

“Home for All” for Fishermen in Kamaishi – Atelier Tekuto
https://www.tekuto.com/en/works/home-for-all-for-fishermen-in-kamaishi

Ensamble Studio – Home-for-All 설명 페이지
https://www.ensamble.info/haitech

Project Japan: Metabolism Talks… – OMA (공식 소개 페이지)
https://www.oma.com/publications/project-japan-metabolism-talks

Project Japan: Metabolism Talks… – Amazon (Taschen 출판)
https://www.amazon.com/Project-Japan-Metabolism-Rem-Koolhaas/dp/3836525089

Project Japan: Metabolism Talks – Architectural Association Lecture (OMA)
https://www.oma.com/lectures/project-japan-metabolism-talks

The 2024 Pritzker Architecture Prize – Ikatan Arsitek Indonesia (Jakarta)
https://iai-jakarta.org/news/the-2024-pritzker-architecture-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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